0.수강계기
프리랜서 아나운서에게 유튜버는 한번 해볼만한 창업이다. 카메라앞에서 말하는거 자신있지, 20대부터 외모도 관리했지… 분명 일반 직장인들보단 더 비빌만하다고 느끼는데 문제는
들여야하는 시간과 확신…
주PD님이 한국경제TV 피디 겸 기자(피자라고 했던듯) 붙었을깨 나도 아마 바로 그 시험장에서 앵커 겸 기자 시험을 치고있었다. 한창 시험 많이 보던 시기라 목소리가 거의 안나오는 인후염이 심한상태로 봤고 결과는 낙방.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회사 들어간 사람들은 탈모가 심해지네 등등 머지않아 퇴사소식이
들렸고 난 기상캐스터를 거쳐 리포터, 사내방송 아나운서, 영어mc 등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일을 했다.
연차가 차며 일은 많아졌지만 똑같이 고단하고 벌이는 시원치않았다. 심지어 서른 넘었다고 한두번 하다 짤리면 이게 나이탓인가 자괴감도 들고 늘 우울했다. 내가 이렇게 2개국어를 완벽에 가깝게 하고 토익도 거의 만점이고 십여년을 일을 했는데도 미스코리아출신 20대 중반이 오면 결국 MC자릴 뺏기는구나. 나는 경쟁에 취약한 멘탈이 약한 범생이과였고 이런 내게 방송계는 유독 너무 힘든 곳이었다.
돈벌이도 마땅찮고 시간은 많고 그래서 심심풀이로 무료로 화장품 보내주면 리뷰를 쓰는 체험단을 했다. 사진찍어서 올리기만 하면 되니 부담도 없고…남들보다 화장품이 좀 많아지고, 마침 방송때마다 정기적으로 다니던 메이크업샵 쌤과도 마음이
맞아서 친구처럼 친해졌다. 메이크업에 대해 좀 더 관심이 생기던때다.
동생이 에어비앤비 숙박 호스트를 하고있었는데 이때 체험이라는 서비스를 새로 런칭한다는거다. 숙박으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더 열게 하기위해 같이 요리하기나
골목투어같은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 문제는 이건 2-3시간동안 영어로 고객을 상대해야하니 호스트 구하기가 쉽지않았나보다. 동생이 우리 언니가 영어MC고 뷰티블로거이기도 하니 뷰티클래스 가능하다는 뻥카를 쳤다. 그렇게 해서 런칭한 ‘아나운서 언니가 알려주는 K뷰티‘클래스. 2017년부터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게 내 밥줄이다. 대박이 났다.
당시 스피치클래스하던 오피스텔에서 시작했고 등줄기에서 땀이 줄줄 흐르던 초보 뷰티블로거는 이제 2만여명의 수강생을
보유한 명실상부 K뷰티 일타강사가 되었다.
근데 메이크업클래스 특성상 내가 절반은 시연을 하줘야하므로 한시간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있다. 벌 수있는 돈도 정해져있다. 정승제가 못되는거다. 마흔에 가까워 늦게 결혼도 했고 임신,출산,육아도 고령에 해야하는데 그럼 클래스는 지속
불가다. 육체노동이라 손목도 많이 망가져서 파라핀 치료도 받으러 다니고 있었고 한계가 슬슬왔다.
그러다 주PD님 영상을 봤고 열심히 사는거 좋아하는 내가 그래,이거다! MKYU 등록해서 코로나라 외국인 고객들
덜 올때 유튜브 본격적으로 처음 시작했다. 영어는
부담스러워 한국어로 하는 뷰티채널로. 한 6개월했는데 초보라 조회수랑 구독자에 집착하니 너무 시간대비 효율이
꽝이고 지쳤다. 구독자 한 400명대로 채널 망.
코로나 풀리고 외국인 고객이 많아지며 다시 유튜브는
숙원사업으로만 남다가 2023년 오프라인 강의를 한대서 클릭전쟁에서 살아남아 2달간 수강. 문제는 이 강의가 6,7월쯤 한것같은데 난 이때 8월에 결혼을 해서— 것도 한 4개월만에 갑자기 진행한거라 막판까지 뭐 준비하느라 이땐 채널만 파고 영어로 뷰티채널을 해보자 생각만 하고 끝.
그러다가 2023년 12월, 비즈니스PT 오프라인
9개월 코스래서 그래, 이번에 안되면 말자 하고 시작. 혼자 하다 망해봤기때문에 여기서 돈내면 꾸역꾸역 만들어보기라도 하겠구나 싶어서 등록했다. 트레이너쌤이 자긴 영어 못해서 많이 못도와드린다고 했는데도 난 어차피 이제 수업도 줄이고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1.성과


주변에 글로벌 채널하는 사람이 없어서 비교군이 없지만 구독자대비 조회수랑 로열티 높다.
미드폼으로 주1회 한주도 거르지않고 올렸다. 잘된 영상이 13-15분이라 그쯤 맞춰서 만든다. 촬영 아이폰, 녹음은 소니 TX650, 편집은 VLLO 어플(ㅋㅋㅋ)로 한다.
판매제품은 서비스고 줌으로 하는 1:1 온라인 클래스인데 이건
10건 내외 판매가 됐고(1년 2개월동안)
오프라인 수업에 유튜브 보고 왔다는 고객이 늘고있다.
올리브영 온라인, 아마존 어필리에이트 등 어필리에이트 수입은 우상향중이다.(웬만한 직장인 월급정도)
김정환님이 하는 소싱 강의들으러 갔다가 이럴 바엔 내가 차라리… 싶어서 지금 제조사랑 내 이름으로 된 기초 화장품 만드는
중이다.
2.좋은점
1) 강제로 유튜브 9개월간 매주 1회씩 업로드
기존 MKYU, 오프라인 2달 강의 들을때 안되다가 PT듣고 된것! 역시 돈을 써야 움직인다! 도 있다. 그러나 난 7년동안 주7회 수업하다가 과감하게 주5회로 수업을 줄이고
비즈니스PT 과제 몰아서 하고 업로드하는 날로 정했고 썸끝,원끝도 몰아서 최대한 하긴 했다.
글로벌채널이라 비즈니스PT는 처음이 완강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것도 아닌데 하다보니 욕심이 나서 졸업까지 하게 된거다. 이번 채널 잘 안되면 괜히 내가 중도하차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차단하려고…
구독자 만명 이하일때 품과 시간은 제일 많이 들고 성과는 안 보일때 그래도 내 통계를 보며 매주 같이 분석하고 얘기할 트레이너가 있어 버틸수 있었다.
2) 유튜브에 대한 올바른 방향 잡기
주PD님이 강조하는 조회수 100만? 좋은 추억이에요. 조회수랑 구독자수에 덜 집착하고 매회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MKYU 들을땐 혼자 온라인으로만 듣는거고 주PD님의 커리도 지금같이 명쾌하진 않아서 하다보니 조회수 왜 안나와, 난 원래 피부가 안 좋다가 좋아진 케이스가 아니라 사람들이 공감을 못 하나봐….. 하고 수렁속으로 빠져만 갔다.
근데 어차피 난 수익화 때문에 하는거니 잘 나오면 감사하고 못나오면 짜증나지만 더 빨리 다음 콘텐츠를 만들어서 잊으려고 하는 식으로 꽤나 발전했다.
브랜디드는 한 달에 한 번정도, 업로드는 최소 주 1회 등 전반적으로 선배가 틀을 잡아주니 그래도 더듬더듬 혼자 찾아가기에 조금은 수월하다.
3) 유튜브 제작에 중요한 루틴 습관화
*다닐때만큼은 못하지만 썸끝, 원끝도 난 특히 원끝은 모국어가 아니기에 잘된 영상은 초반 1분까지도 다 받아적는다. 나도 모르게 말할때 받아적고 따라했던 멘트가 나온다. 꼭 해라.
*주제찾기할때 뷰트랩 이용(마이너리그): MKYU땐 무조건 대형 채널에서 잘된 주제 따라했다. 근데 딱히….. 그리고 100만
넘는 유튜버들의 화질과 퀄을 100명 유튜버가 못따라감ㅜㅜ
작은 채널에서 잘된 주제 찾는게 타율이 좋은 편!
4) 소소하게 미디어 출연



3.아쉬운점
1) 졸업생들끼리 커뮤니티 절실
뷰티나 글로벌이라도 같이 소통할 수 있게 그룹별로 묶어줬으면…
2) 주PD님과 간담회 Good!
온라인으로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갔으면!
4.향후 계획과 고민
1)썸네일 아직도 어렵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



77개 영상 중 가장 조회수 낮은 영상이 되었다 ㅜㅜ


초반에 많이 시도했는데 난 이걸로 잘 나온 영상이 없다 ㅜㅜ




















바세린 영상은 올린지 시간이 지나서도 알고리즘을 받길래
2탄을 만들었는데 전혀 반응이 없었다 ㅠㅠ
게다가 한국과 글로벌 썸네일이 확실히 감성이 달라서
한국 썸네일로 잘된걸 디벨롭했을땐 더 잘 안먹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확실히 해봐야 는다.
3)멤버십 런칭, 그 후?
로열티 높은 고객이 많다고 판단했고, 브랜드에서 내 채널 구독자앞으로 쿠폰을 발행해주겠다는 제안이 와서 한 달 9.99불짜리 멤버십을 런칭했다. 2달째, 멤버십 가입한 사람은 두자릿수. 향후 늘면 라이브도 하고 시영티콘도 더 늘릴예정.













4)출산후 내 유튜브 방향은?
비즈니스PT 다니며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마흔 다되서 수능 다시 본 꿈을 꿀만큼 스트레스 받았던 시험관 시술을 견딜수 있었다는거다. 유튜브 하나 만들고 자막넣고 편집하고 반응보고 시간이 훅훅 흐르고 도파민이 팡팡 터지니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그 시간을 유튜브에 기댈수 있었다. 2024년 세번에 걸친 시도 끝에 이제 나 좀 쉬겠다고 신랑이랑 싸우고 질질 끌려간 산부인과에서 만든 배아가 올 8월에 태어난다.
내 삶에 육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텐대 어디까지 임출육에 대해 콘텐츠를 만들어도 될까? 완전 평소처럼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영상만 만드는것도 사실 너무 머신같고 그렇다고 갑자기 브이로거가 될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뷰티유튜버들도 이게 고민인 사람들이 많은것 같았다.
5. 맺음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으로 돌아가면 난 비즈니스PT 들을거고 유튜브 도전할거다. 외롭고 길고 불확실한 여정이지만 포기하지않고 완주했고, 습관처럼 저녁에 양치하듯이 콘텐트 질 떨어져도 매주 무조건 한개는 올렸다. 부모님 칠순여행가서 일본가서도 편집만 했다.
지금도 썸네일 막히거나 도입부 막막할땐 그때 필기했던 프린트물 가시 들춰본다. ”글로벌이라 다를거야.“ 뭐 이런 의심하고자시고할 여유도 없고 주 1회 올리는것도 꽤나 바쁘다.
오히려 비즈니스PT 다닐땐 다른 수강생들 얼마 벌었네 대자보에 더 짜증나고 ㅋㅋ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걍 귀닫고 믿고 정진하시길 바란다. 저런 사람 소수고 어제랑 오늘의 내 채널만 생각하면 되니까.
출산전에 내 브랜드로 제품도 하나 나오고 그럼 이제 또 CS랑 배송이랑 수두룩빽빽 그만큼 다양한 고민들이 다가오겠지만 그래도 역시 유튜브하길 잘했다. 아이패드 사나요 마나요? 저 고민은 결국 사야 끝나는거 다들 아시잖아요. 유튜브 할까요 말까요? 비즈니스PT 들을까요 말까요? 그 고민, 들어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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